03/23/13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 동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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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스스로 물러나고 남미 알젠틴 출신의 프란치스코 1세가 지난 3월 19일 266대 교황으로 즉위했습니다. 전 세계 112명의 추기경들이 모여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소위 콘클라베(비밀회의)를 하는 동안 시스티나성당 밖에는 수만의 군중들이 모여 밤을 지새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성당 굴뚝에서 교황의 선출을 알리는 횐 연기가 피어나자 군중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환호하는 장면을 보면서 저는 2천 년 전 예루살렘성에 입성하신 예수님을 생각했습니다.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예수님의 차림새는 초라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군중들이 겉옷과 종려나무를 펴놓고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이여! 라고 외치면서 환영했지만 예수님은 남루한 옷차림으로 작은 나귀새끼를 타셨습니다. 그런데 로마교황은 화려한 의상에 보석이 박힌 왕관을 쓰고 교황의 문양이 새겨진 최고급 방탄 승용차를 탑니다.

미국 대통령이 타는 차는 문을 열면 일단 머리를 숙이고 들어가야 합니다. 그러나 로마교황이 타는 차는 머리를 숙이지 않습니다. 교황이 차문 앞에서면 자동차의 천정과 문이 열리고 선채로 차를 타면 저절로 문이 닫힙니다. 그리고 교황이 쓴 왕관에 박혀 있는 보석이 자그마치 70만 불 어치입니다.

로마교황도 갈보리 언덕 십자가의 은혜를 입은 사람입니다. 동시에 한 사람의 복음 전도자이기도 합니다. 그도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예수님을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하고 환영해야 할 사람입니다. 그런데 어쩐지 로마교황은 호산나를 외치는 무리들과는 거리가 먼 사람으로 느껴지고, 생명을 건 복음전도자 보다는 만왕의 왕 되신 예수님처럼 행세하는 느낌이 듭니다.

오늘은 종려주일입니다. 종려주일(Palm Sunday)은 사순절 여섯 번째 주일이며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죽으신 주간으로 부활절 전 주일입니다. 예수님은 스가랴선지의 예언(슥 9:9)대로 어린나귀를 타시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셨습니다. 그때 제자들과 무리들이 겉옷과 함께 종려나무 가지를 길에 펴고 환영했기 때문에 종려주일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무리들이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라고 외치며 환호했기 때문에 일명 호산나주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여기 호산나란 말은 그 뜻이 “우리를 구원하소서”입니다. 따라서 호산나의 문자적 의미는 <우리를 살리소서>인데 좀더 쉽게 말하면 “사람 살려!” 그런 말입니다. 아울러 <우리 예수님 만세!>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다윗의 자손이란 말은 메시야 사상이 내포된 말로서 유대인들이 오랫동안 성경의 예언대로 다윗의 자손에게서 메시야가 오실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무리들이 외친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란 말은 예수그리스도시여 우리를 구원하소서!”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그 무리들은 죄에서 구원할 예수그리스도를 환영한 것이 아니라 로마를 쳐부수고 나라를 해방시켜줄 유대나라 왕으로 착각한 환영이었던 것입니다.

오늘날에는 여기저기 호산나가 널려있습니다. 교회이름도 호산나, 어린이학교 이름도, 찬양팀 이름도 호산나, 서점이름도 호산나, 돈벌이 하는 회사이름도 호산나, 심지어는 기독교와 전혀 상관없는 사회단체의 이름에도 호산나가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종려나무를 길에 펴고 환호하던 그 무리들처럼, 자기 좋은 대로 예수님을 이용하지 말고, 진심으로 주님을 맞이하는 종려주일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