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7/13 숙제는 안 해도 종치면 학교는 가야합니다. > 동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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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일 저는 우리노회에 속한 방주교회의 담임목사 취임식을 주관하기 위해 달라스에 다녀왔습니다. 토요일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잠시 집에 들렸다가 LA 공항으로 갔습니다. 출발예정시간은 12시 10분인데 미리 나갔기 때문에 비행기에 탑승하려면 한 시간이나 여유가 있었습니다.

게이트 입구 대기석에서 동행한 목사님과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깜짝 놀라 시계를 보니 출발 10분 전이 아닙니까? 출발 10분 전이면 Boarding이 진행되고 있을 시간인데 주위를 보니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입니다. 탑승구 옆에 설치된 모니터에도 아무런 사인이 없었습니다. 어리둥절한 채 옆 게이트에 가서 알아보니 탑승게이트가 B36에서 B52로 변경되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 목사님과 함께 변경된 탑승게이트를 찾아 100미터 달리기 속도로 정신없이 달려갔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다 탑승한 채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승무원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자리를 찾아 앉았습니다. 우리가 목사인줄 몰라서 다행이지 만약 목사인줄 알았더라면 분명 <목사가 저래서야 되겠냐?>는 핀잔을 들었을 것입니다.

평소에 저는 심방을 가도 가능하면 15분 전쯤 그 집 앞에 도착해서 차안에서 기다렸다가 5분 전에 들어갑니다. 그런 제 성격상 탑승수속을 하고도 한 시간이나 여유가 있을 정도로 일찍 나갔는데 그만 그런 실수를 한 것입니다.

비행기를 타고 가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날 천국 가는 길에도 엉뚱한 일에 정신 팔려 살다가 나중 주님오실 때 낭패를 당할 사람이 많지 않을까?” 그렇습니다. 아직 젊다고 남은 세월이 많은 줄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시지 않은 주님께서 내 당대에 오시겠나? 하는 생각으로 믿음 준비하는 일보다 세상일에 더 집착하며 사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사도행전 20장에 보면 유두고라는 청년이 나옵니다. 그는 창에 걸터앉아 바울의 설교를 듣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졸다가 그만 떨어져 죽었습니다.(그러나 다행히도 바울이 기도하여 살아나긴 했습니다.)

창문턱은 교회와 세상 사이를 의미합니다. 유두고 처럼 문턱에 걸터앉은 교인들이 많을 것입니다. 신학자 키엘케고르는 <인간은 한 번은 창문에서 어느 쪽으로나 떨어지는데 안으로 떨어지면 하나님의 손이 안아 주셔서 살고, 밖으로 떨어지면 마귀의 손에 안겨 사망의 구덩이에 던져지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성경은 이렇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 기도하라”(벧전 4:7).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느니라”(벧전 5:8).

근신하라는 말은 Be self-controlled, 스스로 자신을 통제하고 조심하라는 뜻입니다. 자기정체성을 깨닫고 그리스도인이라는 신분에 걸맞게 스스로 자신을 통제하고 조심해서 행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경뿐 아니라 종말로 내리 치닫는 이 시대도 우리에게 똑 같이 경고하고 있습니다.

예기치 않던 어느 날 어느 순간에 천사장의 호령과 하나님의 나팔이 울려 퍼지면, 숙제는 안 해도 종치면 학교는 가야 하듯이 믿음준비를 잘 했던 하지 못했던 천국과 지옥 어느 쪽이든 가야합니다. 저는 사랑하는 우리 아름다운 동산교회 성도들 중 한 사람도 하늘나라 가는 길에서 낙오자가 없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지금도 이렇게 기도합니다.<하나님, 꼭 그렇게 되게 해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