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0/13 목이 곧은 백성들 > 동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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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전주 금요예배를 드린 뒤에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갑자기 왼쪽 목덜미와 어깨가 아파오는 것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저는 밤이면 온 몸이 쑤셔서 가만히 바로 누워 자지 못하고 이리저리 뒤척이는데 그날 밤은 목을 조금도 옆으로 돌릴 수 없으니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 샐 수밖에 없었습니다.

토요일 새벽기도회에 가려고 하는데 혼자 일어날 수 없는 것입니다. 제 아내가 억지로 붙잡아 일으켜 교회로 갔습니다. 목이 삐딱해진 채 간신히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친교실로 갔습니다. 그런데 어떤 눈치 빠른 권사님이 <목사님, 목이 이상하네요.>하는 것 아닙니까?

좀 있으면 나아지겠지,하고 생각했지만 통증은 점점 더 심해졌습니다. 주일예배가 걱정이 되어 결국 한의원에 갔습니다. <아니 목사님! 목이 굳어도 너무 굳었습니다. 돌덩이 같네요. 이대로 두면 목 디스크가 됩니다.>라고 말하면서 침을 놓고 부앙과 괄사 요법, 그리고 맛사지 등 그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동원해서 치료해주었습니다.

대부분의 목사님들이 책과 컴퓨터를 오랫동안 들여다보고 또 늘 긴장 속에 살기 때문에 이런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치료를 끝내고 어떤 집사님의 외손자 돌잔치에 갔습니다. 다른 교회 집사님들과 한 테이블에 앉았는데, 목사로 소개된 제가 목이 비딱한 채 앉아 있느니 잘못하면 <저 목사님 목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네.>하고 오해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 미리 사정을 말씀드리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아무튼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약간 불편하긴 해도 거의 회복되었습니다.

갑자기 아픈 목 때문에 고생은 했지만, 저는 그 아픔을 통해 두 가지 유익을 얻었습니다. 첫째는 영육 간에 목이 곧아서는 안 된다는 성경적 교훈을 다시 한 번 더 깨달았고, 둘째는 지난 13년 동안 500여개의 칼럼을 쓰다 보니 이제는 칼럼주제를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는데, 이렇게 또 한주일 주보에 실을 수 있는 좋은 칼럼주제를 얻었으니 <고난이 내게 유익이라>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신명기 9장 13절에 보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목이 곧은 백성>이라고 책망하셨습니다. 목이 곧다는 것은 목에 힘이 들어갔다는 말이고, 목에 힘이 들어갔다는 말은 교만하여 목을 뻣뻣하게 세우고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육체적인 의미보다 영적인 의미의 말씀입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백성들이 광야길을 가는 동안 얼마나 많은 하나님의 기적을 보았습니까? 그런데도 그들은 목을 쳐들면서 교만하여 열 번씩이나 하나님과 모세를 원망하며 멸시했습니다.

오늘날에도 목이 곧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했지만 겸손과는 거리가 먼 교만하여 목이 곧아진 것입니다. 성령의 열매는 맺지 못하면서 세상적인 욕심이나 자존심 그리고 분노와 열등감으로 인해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지 않고 살아가는 그들이 바로 목이 곧은 백성입니다.

사도행전 7:15절에 보면, 스데반은 유대인들을 향해 <목이 곧고 마음과 귀에 할례를 받지 못한 사람들과 너희도 너희 조상과 같이 항상 성령을 거스르는 도다>라고, 성령 거스르는 행위를 <목이 곧다>는 말로 고발했습니다. 성령님은 우리에게 위로주시고 평안주시고 때를 따라 도우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나 때로는 우리를 책망하실 뿐 아니라 끝까지 자신을 살펴 회개하지 않고 목을 곧게 하여 완악하게 굴면 그냥 두지 않으시겠다고 경고하십니다. “...너희는 목이 곧은 백성인즉 내가 길에서 너희를 진멸할까 염려함이니라.”(출애굽기 33:3절).

우리는 육신적인 목이 곧아서도 안 되겠지만, 구원 얻은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들이기에 하나님 앞에서는 물론 사람 앞에서도 영적인 목이 곧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왜요? 어느 날 갑자기 그 뻣뻣하게 곧은 목이 부러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