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1/11 성전(聖殿)과 예배당(禮拜堂) > 동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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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간에 저는 어떤 분을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대화 중에 제가 오는 10월 9일이면 우리교회가 설립 12주년이 된다고 했더니, <그러면 자체성전은 마련하셨겠네요?>하고 반문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자체 건물이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우리교회는 건물을 구입할 형편도 안 되지만, 지금 미국교회건물을 렌트해서 예배드리고 있어도 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리고 가뜩이나 어렵게 살아가는 우리성도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고 싶지 않기에 아직 자체건물에 대한 계획은 없습니다. 그저 때가 되면 하나님의 방법으로 주실 것을 믿고 있습니다.> 하고 대답했습니다.

구약성경 이사야서 66장 1절에 보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성전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지적하고 계십니다. <너희가 나를 위하여 무슨 집을 지으랴, 내가 안식할 처소가 어디랴?>

요즘 어떤 교회들은 예배당을 대성전, 지성전, 또는 바울성전, 베드로성전이라고 이름 지어 부르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옛날 한국 기독교 초기에는 교회에서 종치면 교인들이 모여 예배드렸던 곳을 예배당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화려하고 웅장한 교회 건물을 지으면서 예배당이란 호칭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건물에 대한 호칭이 성전으로 바뀌어져가고 있습니다. 그러면 예배당과 성전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예배당은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집(堂)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예배를 받으실 분은 하나님이시고, 교회건물은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장소일 뿐이라는 뜻입니다. 캐톨릭에서는 교회를 거룩한 집이라는 의미로 성당(聖堂)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성전(聖殿)역시 <신성하고 거룩한 전>이란 뜻으로 성당과 성전은 같은 뜻입니다. 이런 호칭들은 성경적으로 맞지 않는 호칭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영으로서 구약시대와 달리 어떤 건물 안에만 계시는 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한복음 4:24절에 보면 <하나님은 영이시니 어디서든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면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구약시대 예루살렘성전은 하나님께서 친히 임재하시는 거룩한 전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성전되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죽으실 때 예루살렘 성전 안에 하나님의 임재를 구별하는 휘장이 찢어졌습니다. 그 후 하나님의 임재는 몇 날 후 오순절에 모인 회중들 위에 성령님이 임하시므로 하나님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안에 내주하시게 되셨습니다. 그래서 사도바울은 예수 믿는 그리스도인들이 바로 성전이라고 고린도전서 3:16절을 통해 말씀하고 있습니다.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하나님께서 아론의 싹 난 지팡이와 놋 뱀을 세상에 남겨두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열왕기하서 18장 4절에 보면 이스라엘백성들이 모세가 만들었던 놋 뱀을 우상화해 거기에 분향했기 때문에 히스기야가 왕위에 즉위하면서 놋 뱀을 다 부셔버렸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성전이란 호칭이 나쁘다는 뜻으로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몇 가지 문제가 있다면 첫째로 건물을 성스럽게 생각하다보면 마땅히 거룩하게 드려야할 예배보다는 아름답고 웅장한 건물을 우상시 할 수 있기 때문이고 둘째는 자칫하면 렌트한 건물은 예배당이고 건축하여 자체 건물을 소유하게 되면 성전이 되는 오해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처소에 불과한 건물에 더 큰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거나 하나님보다 더 애착을 가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교회건물을 성전이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예배당이라고 말해야 합니다. 성경적으로도 교회건물은 예배드리는 처소이지 건물자체가 신성하거나 거룩한 곳은 아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