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22/11 기러기와 공동체 > 동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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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위에는 많은 공동체가 있습니다. 공동체는 그들 나름대로의 공통분모를 가지고 모인 단체입니다. 같은 업종에 종사한다는 공통분모가 있고, 학연 지연 혈연이 공통분모가 되어 모인 공동체도 있습니다. 전쟁터에 함께 출전했다가 생사의 갈림길에서 살아남은 사람들도 전우라는 공통분모로 모인 공동체도 있습니다.

우리교회도 하나의 공동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세상 공동체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세상적인 그 무엇을 공통분모로 한 공동체가 아닙니다. 범죄한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인간의 몸을 입고 세상에 오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라는 공통분모 삼아 모인 공동체입니다. 더 나아가서 교회는 예수님의 보혈을 시멘트 삼은 예수그리스도를 공통분모로 모였기 때문에 유기체적 공동체라고 말해야 합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교회가 세상 단체들보다 더 못하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그래서 주님의 몸 된 교회가 세상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는가 하면 복음을 전해야 할 교회가 복음을 전하기는커녕 복음의 확장을 막는 경우도 있습니다.

세상이 교회를 비난하는 것은 교회를 거룩한 공동체로 보는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별 문제 아닌 것도 좋지 않게 인식합니다. 교회가 문제가 많아 보이고, 문제해결이 잘 안 되는 것처럼 보인다면 그것은 육적인 문제에다 영적인 문제가 하나 더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기독교 초기 교회는 아름다운 공동체였습니다. 물질과 시간과 마음을 서로 나누었습니다. 심지어는 생명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갈수록 교회공동체의 아름다운 모습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합니다. 별 것 아닌 말 한마디에 상처를 받습니다. 나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적 현상이 극심해져갑니다.

저는 자연 속에서 하나님이 주신 귀한 진리를 발견할 때가 많습니다. 흘러가는 구름이나 한 송이 꽃과 식물의 성장과정 또는 해가 뜨고 지는 우주적 현상을 통해서도 놀라운 진리를 배웁니다. 특별히 구속사적 관점에서 자연을 보면 너무나 신기해서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하늘을 날아가는 한 무리의 기러기 떼는 공동체에 대한 귀한 교훈을 우리에게 가르쳐줍니다. 기러기들이 먼 거리를 이동할 때 한 줄 혹은 V자 형태로 날아갑니다. 앞에 있는 기러기가 날개 짓을 하면서 바람을 냅니다. 그 바람은 뒤에 있는 기러기를 위로 떠 바쳐 올려주고, 또 그 기러기가 내는 바람이 곁에 서 날고 있는 기러기에게 영향을 주어서 혼자 날 때보다 무려 71%나 힘이 덜 들게 해 준다고 합니다. 뿐만 아닙니다.

기러기들은 날면서 계속 웁니다. 왜 우는 것일까요? 기러기 떼의 울음은 힘든 비명소리가 아니라 자기의 위치를 알려주고 서로를 격려하는 나팔소리 같은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는 어쩌다가 기러기 한 마리가 상처를 입거나 힘이 빠져 함께 여행을 계속하지 못할 경우에는 서너 마리의 동료가 낙오자와 함께 머물러 준다고 합니다.

우리도 기러기들처럼 서로 돕고 사랑하고 서로가 서로를 위해주면서 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주님은 누가 억지로 5리를 함께 가자고 하면 10리를 동행해 주고,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해주라고 말씀하셨는데 조금 손해 보면 어떻습니까? 안 좋은 소리 좀 들으면 어떻습니까? 상대방을 나보다 낫게 여기고 칭찬 해준다고 내 인생이 어떻게 되는 것 아니잖습니까? 십자가의 주님을 생각하고, 그 주님으로 인해 내 영혼이 구원 얻은 것을 생각하면 얼마든지 참아 견딜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하나님께서 만드신 자연(신연,神然,)이 가르쳐주는 공동체의 아름다움이 우리 삶의 현장과 교회생활 가운데도 나타나지기를 소원해 봅니다.